나사에서 일하는 여성들
1926년 캐서린은 천재적인 수학 영재로 초등학교 때
이미 전액 장학금을 받고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교에 조기 입학합니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녀는 성인이 되어 나사에 입사해서 일을 하고 있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흑인으로서 차별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날, 캐서린은 함께 나사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메리, 도로시와
함께 회사에 출근하던 중 차가 고장 나서 길가에 세우고 수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경찰이 왜 차를 여기에 세우고 있냐며 이들을 의심합니다.
고장 난 차를 수리 중이었다고 답하고, 셋 모두 나사의 사원증을 보여줍니다.
나사의 사원증을 보고 나서야 우리가 소련을 이겨야 되지 않겠냐며
태도가 바뀌는 경찰관이었습니다.
1960년대, 냉전시대의 미국은 소련과 우주 개발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습니다.
소련보다 먼저 우주 비행체 발사를 성공시켜 더 나은 성과를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입증해야 하는 나사의 직원들은 많은 압박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고 있었습니다.
나사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 직원들은 모두 유능했지만,
지하 유색인종 직원실에서 따로 격리되어 사무실을 쓰고,
하루하루 업무 배정을 받아야만 하는 임시직책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책임자는 백인여성 미첼로
그녀 역시 흑인 직원들을 노골적으로 차별하는 상관이었습니다.
어느 날, 메리는 머큐리호 초기형 테스트를 담당하는 부서의 상관, 질린스키의
요청으로 고정직으로 일을 맡게 됩니다.
수학에 능한 캐서린 역시 우주업무 부서에서 계산을 담당할 직원으로
추천받게 되어 일을 하게 되지만, 역시나 임시직입니다.
또한 도로시는 유색인종 부서의 주임이 공석인 가운데,
1년 동안 주임의 역할로 일하며 승급 신청을 했지만, 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주임 역할의 일은 하지만, 유색인이기 때문에 주임이라는 이름으로 승진할 수는 없었죠.
일상 속에서 받는 차별
메리가 일하게 된 부서의 상관 질린스키는 메리가 엔지니어로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색인종 부서에서 전산원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까워합니다.
메리는 자신이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어차피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하죠.
그러나 질린스키는 자신은 폴란드 수용소에서 돌아가신 유대인 부모님의 자식이지만
지금 이 우주선 아래 서 있고, 우리는 이미 살아있는 불가능 그 자체라고 답합니다.
마지막으로 메리가 백인 남성이었다면 엔지니어가 되는 꿈을 가졌을 것이냐고 질린스키가 묻자,
메리는 꿈을 꿀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이미 엔지니어가 되어있을 거니까요.
캐서린 역시 우주업무 부서에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을 시작하기 전, 캐서린은 스커트는 무릎 아래로 내려와야 하고,
상의는 블라우스로 입어야 하며, 심플한 진주 목걸이를 제외한
장신구 착용은 금지라는 복장규정부터 듣습니다.
여기는 나사의 핵심부서인데 유색인종으로서는 캐서린이 처음 일하게 된 것이라며,
미첼은 캐서린에게 자신을 망신 줄 일은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드디어 문을 열고 부서로 들어간 캐서린, 그러나 처음부터 차별에 부딪힙니다.
캐서린이 당연히 청소부라고 생각한 팀원이 그녀에게 쓰레기통을 맡기죠.
겨우 자신의 자리를 찾은 캐서린은 나사의 부장 해리슨에게 계산업무를 배정받습니다.
그러나 수석 엔지니어 폴은 대놓고 캐서린을 무시하며,
자신의 계산은 틀릴 일이 없고, 보안 사안이라며 캐서린이 계산하는데
필요한 정보들도 검은 펜으로 지워서 전달합니다.
또 유색인종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하는 캐서린은
일하는 건물에 유색인종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800m나 떨어진 건물 화장실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는 캐서린이었지만, 동료들은 그저 그녀가 쉬면서
자리를 비우는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정확한 사정은 알지 못합니다.
오해를 받는 것이 캐서린의 일상이었죠.
그녀가 부서 안에서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커피를 따라 마시는 것뿐인데도
캐서린은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캐서린, 메리, 도로시 모두 능력이 있는 여성들이지만
부당한 대우와 차별 속에서 그저 버티는 수밖에 없는 시대였습니다.
다음 날 나사 전산동에 사람이 다니는 문으로는 드나들지도 못할 만큼
커다란 기계가 들어오는 것을 본 도로시는 미첼에게 그것이 무엇인지 질문합니다.
미첼은 그것이 IBM 대형 컴퓨터이고, 컴퓨터가 현재 계산원들이 하는 계산을
훨씬 더 많이, 빠르게 해낼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컴퓨터의 등장으로 가까운 미래에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 도로시.
어쨌든 컴퓨터 역시 작동하는 사람을 필요로 할 것이니
그것을 배워서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IBM에 대한 공부를 시작합니다.
캐서린의 일 역시 여전히 순조롭지 못합니다.
어제 이용했던 커피 옆에는 유색인종을 위한 새로운 주전자가 놓여있었고,
폴은 여전히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가 확인한 정보니, 확인하는 척이나 하라는 것이었죠.
포기를 모르는 캐서린은 종이를 빛에 비춰서 가려진 숫자를 찾아냈고,
곧바로 커다란 칠판 앞에서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캐서린은 단 한 번의 계산으로 레드스톤 테스트가 실패한 원인을 찾아냅니다.
그러나 그것을 보고 하기도 전에 바삐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달려가야 했습니다.
캐서린이 계산한 칠판의 결과를 보고 놀라던 동료들은
오히려 그녀가 일급비밀을 알아냈다는 이유로 캐서린을 의심합니다.
그러나 부장 해리슨은 데이터 반은 지워진 정보를 가지고도
이 모든 사실을 알아내고 계산을 해낸 캐서린의 능력을 높이 삽니다.
그리고 앞으로 캐서린에게 다른 모든 자료도 데이터 삭제 없이 넘기라고 하죠.
한편 나사의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한 메리에게
미첼은 그녀가 이 교육을 들을 수 없다고 전합니다.
이미 다른 나사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수학, 물리학 학위가 있는 메리였지만,
백인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에서 심화과정을 이수해야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지는 조건이 있다고 하죠.
이미 나사의 직원 안내서에 있는 내용이라며, 포기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줍니다.
그날 밤, 속보에 소련의 우주 비행사가 우주에 간 첫 우주인이 되었다고 뉴스가 나오고,
미국은 다시 한번 소련과의 경쟁에서 패해하게 됩니다.
모든 직원을 소집한 해리슨은 야근을 해서라도 소련을 따라잡아야만 한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했지만, 레드스톤 무인 로켓 테스트는 결국 실패하게 됩니다.
슈퍼 컴퓨터 IBM이 있었지만, 이것을 설치하고 다룰 수 없는 사람은 없어서
무용지물이 된 틈을 타서, 도로시는 자신이 직접 공부한 IBM에 대한 정보를
유색인종 전산실 직원들에게 모두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IBM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사무실에 들어가 직접 설명서를 읽고, IBM을 다루며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멀리 떨어진 건물로 화장실을 다녀와야만 하는 캐서린.
비가 오는 날에도 그 고생은 여전합니다.
비에 쫄딱 맞고, 화장실에 다녀온 캐서린을 보고
해리슨은 왜 찾을 때마다 자리에 없냐면 질책합니다.
견디다 못해 폭발한 캐서린은 이 건물엔 화장실이 없다고 소리칩니다.
화장실이 없다는 것이 무슨 말이냐고 되묻는 해리슨.
캐서린은 자신은 유색인종이라 멀리 떨어진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해야만 하고,
그나마 사내 자전거도 타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긴 스커트를 입고 힐을 신어야 하고,
개처럼 밤낮없이 일해도 흑인은 월급도 훨씬 적게 받는데,
어떻게 고상한 진주 목걸이를 살 수 있겠냐고 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거기다 흑인의 손이 닿는 것이 싫어서, '유색인종'이라고 붙은 주전자를 쓰라고 하는
부서원들의 멸시까지 자신은 참아내고 있으니
하루의 몇 번은 멀리 떨어진 화장실을 이용하고 시간을 써야만겠다고 소리치고 나가버리죠.
그제야 해리슨은 캐서린이 처한 현실을 이해합니다.
커피포트의 '유색인종' 스티커부터 떼어버린 해리슨은
유색인종 화장실이라고 붙여있는 표식을 아예 부숴버립니다.
나사에 더 이상 유색인종 화장실도, 백인 화장실도 없습니다.
해리슨은 나사의 모든 직원들은 같은 색의 소변을 본다라고 말하며
모든 유색인종 직원들도 가까운 곳의 화장실을 쓰라고 규칙을 바꿔버리고,
캐서린이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1961년 5월, 나사의 프리덤 7호는 드디어 성공적인 비행을 마칩니다.
능력으로 증명하는 그녀들
한편 메리는 나사의 엔지니어 프로그램을 수료하기 위해
백인학교에서 교육을 먼저 받아야 합니다.
허가를 받기 위해 법정에 선 메리는 판사의 앞에서 '최초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합니다.
가문에서 최초로 해군에 입대하고, 최초로 조지 메이슨 대학에 입학했으며,
주에서 최초로 3번 연속 판사로 재임한 분이기 때문에 최초의 의미를 알고 있을 거라고 말이죠.
무슨 의미냐고 묻는 판사에게 메리는 자신은 나사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가 될 것인데,
그러려면 백인학교의 교육을 이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판사의 판결에 달려있죠.
오늘 보는 수많은 재판 중에 어떤 것이 100년 뒤에도 기억될 재판이 될 수 있을지,
어떤 것이 판사님을 최초로 기억하게 할지 생각해 보시라고 설득한 메리는 결국 허락을 받아냅니다.
오늘도 IBM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와서 기계를 다뤄보던 도로시는
담당 직원들에게 여기에 함부로 들어오면 안 된다는 질책을 받지만,
자신은 나사의 직원이고 그저 돕고 싶었다고 답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IBM에서 유의미한 결과 값을 도출한 것을 보고
직원들은 그녀의 능력을 알아보게 되죠.
메리 역시 법원의 허가를 가지고 엔지니어 수업을 시작합니다.
수많은 백인 남자들 속에서 유일한 흑인 여성으로서 당당히 수업을 듣죠.
1961년 7월, 실험에서 실버티벨 7호가 착륙하며 바닷속으로 침수해 버리고,
나사는 국민들에게 비난을 받습니다.
나사가 국방부에 비공개 브리핑을 해야 하는 자리에
캐서린은 유효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참석하고 싶다고 하지만
폴은 규정상 여성은 참석할 수 없다며 이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거기다 계산을 직접 한 캐서린의 이름은 보고서에도 올릴 수 없으니 빼버리라고 하죠.
실시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받으며 계산을 하려는 캐서린을 보고
해리슨은 결국 그녀를 브리핑 장소로 들어오도록 허락합니다.
그리고 회의장에서 그녀의 능력은 빛을 냅니다.
계산과 관련된 모든 질문을 완벽하게 해냈기 때문입니다.
한편 IBM이 있으면서도 이것을 다룰 적임자를 찾지 못하자,
해리슨은 적임자를 찾아오라고 지시합니다.
결국 IBM 직원의 추천으로 나사에서 IBM 담당자로 일하게 된 도로시.
미첼이 임시직으로 그녀에게 일을 하라고 하지만,
도로시는 다른 흑인 전산원 동료들을 두고, 그곳에 일하러 갈 수 없다고 거절합니다.
당황한 미첼에게 도로시는 그 커다란 IBM을 다루려면 우리 모두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준비가 됐으니 필요하면 모두를 불러달라는 상황,
결국 흑인 전산원들 모두가 IBM이 있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해리슨의 지위 아래, 캐서린과 동료 모두가 차별 없이 힘을 합쳐
결국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IBM이 있기 때문에 계산원인 캐서린은 부서에서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해리슨은 캐서린에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면,
새로운 자리를 찾겠다고 말할 뿐이었니다.
캐서린이 짐을 싸서 부서를 옮기는 날,
캐서린의 약혼을 축하하며 동료들이 마지막 선물을 전달합니다.
바로 진주 목걸이. 동료는 이것이 해리슨의 아이디어였다고 전합니다.
1962년 2월, 드디어 다가온 발사일.
10번의 시도 끝에 우주선을 발사를 하게 됐지만,
발사직전 해리슨은 IBM이 계산한 착륙 좌표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는데,
우주선에 직접 승선하는 비행사는 캐서린이 이 문제를 직접 체크해 주길 바랍니다.
그녀가 계산하면 믿고 우주선을 탈 수 있다고 하죠.
황급히 캐서린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계산을 맡기는 직원,
결국 캐서린의 도움으로 나사는 다시 한번 위기를 넘어 이륙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프렌드십 7호는 캐서린이 계산한 착륙지점으로 다시 정확히 착륙하죠.
이제 나사의 다음 목표는 달에 가는 것입니다.
프렌드십 7호 임무 성공은 소련과 우주 경쟁에서 판도를 바꿔버렸고,
결국 나사는 1969년 달에 착륙합니다.
메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로 나사와 미국의 여성항공 엔지니어가 됩니다.
그리고 1979년, 나사에서 여성 훈련 담당관이 됩니다.
도로시 역시 드디어 IBM을 관리하는 고정적인 업무를 받게 됩니다.
30명 규모의 팀원을 이끄는 주임이 된 것이죠.
도로시는 나사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주임이 됐고
IBM 전문 연구가로 나사에서 손꼽히는 인재가 되었습니다.
캐서린은 그 후에도 계산 업무를 수행했으며,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과 우주 왕복선에 관한 계획에도 참가합니다.
그리고 2016년, 나사는 캐서린의 공을 기리기 위해
캐서린 G. 존슨 전산빌딩을 건축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