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피아노
도쿄에 살던 소년 슈헤이는 할머니가 사시는 시골로 이사를 오게 됩니다.
슈헤이의 꿈은 아버지만큼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되는 것이었죠.
차를 타고 동네 앞에 있는 숲을 지나치며 피아노 소리를 스치듯 들은 슈헤이,
그렇지만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는 엄마의 반응에
내가 잘못들었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칩니다.
시골 학교에 전학온 첫날, 친구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게 된 슈헤이는
피아니트스가 꿈이라고 당당히 말하지만
놀라는 친구들의 반응 앞에 괜히 튀는 행동을 했나 싶어 작아지기만 합니다.
방과 후 청소시간, 골목대장 다이가쿠 무리가 슈헤이에게 다가와서
숲 속의 피아노에 대해서 얘기해 줍니다.
밤이 되면 자기 혼자 피아노 연주를 하며 쿵쾅 거린다는 괴담이었죠.
담력 테스트 삼아 숲에 가서 피아노를 연주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다이가쿠의 제안에
슈헤이는 고장 난 피아노는 어차피 소리가 날 수 없을 거라며 거절합니다.
하지만 다이가쿠는 무조건 숲 속의 피아노를 치러 가라며 협박을 하는데,
"쿵" 갑자기 뭉개진 피아노 소리를 내며 갑자기 등장한 카이가 슈헤이를 도와줍니다.
카이는 숲에 있는 피아노는 소리가 난다고 하며 다이가쿠가 겁쟁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다이가쿠는 자신이 숲에서 피아노를 쳤을 때,
분명히 소리가 나지 않았다고 하며 카이와 시비가 붙습니다.
둘의 싸움이 커지기 직전, 학교 음악 선생님 아지노가 등장해서
아이들이 모두 도망가고, 다툼은 끝이 납니다.
슈헤이는 아지노 선생님에게 숲의 피아노에 대해서 물어보는데,
아지노 선생님은 숲의 피아노는 그냥 학교 괴담 같은 것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취급하죠.
그러나 다이가쿠와 싸우다 벗겨진 신발을 찾기 위해 다시 등장한 카이가
아지노 선생님을 거짓말쟁이라고 하며, 숲의 피아노는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숲의 피아노는 자신의 피아노라고 말하죠.
또 하굣길에 슈헤이를 쫓아온 카이는 자기소개를 하며,
숲의 피아노를 확인시켜주겠다고 하고 슈헤이를 숲으로 데리고 갑니다.
함께 숲으로 들어간 카이와 슈헤이.
진짜 숲 속 한가운데 커다란 피아노가 있습니다.
숲 속 피아노의 주인
멋진 피아노의 모습을 보고 슈헤이가 직접 나서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
건반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을 본 카이는 이상하게 여기며 직접 연주를 시작하는데,
신기하게도 카이가 피아노를 치니 전에 없던 맑은 피아노 소리가 들립니다.
카이가 어떻게 피아노 소리를 낸 건지 궁금해하는 슈헤이에게
카이는 내 피아노기 때문에 나에게만 반응하는 것이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
그러자 진짜 피아노 소리의 진실을 알고 싶은 슈헤이는
다시 카이에게 아무 곡이나 연주해보라고 하죠.
그래서 연주를 시작하는 카이.
카이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피아노 곡을 듣고 슈헤이는 감동합니다.
그리고 카이를 칭찬하며 누구에게 피아노를 배웠냐고 질문합니다.
그런데 카이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피아노를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다고 하죠.
카이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든 슈헤이는 카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합니다.
자신의 집으로 놀러 와 마음껏 피아노를 쳐도 된다고 얘기하죠.
그렇게 슈헤이의 집에 놀러 와서 피아노를 치기 시작하는 카이.
그런데 숲에서의 연주와 다르게 카이의 연주는 귀가 따가울 정도로 빠르고 큰 소리가 납니다.
참다못해 카이에게 천천히 연주해 보라고 말하는 슈헤이.
카이는 슈헤이의 말대로 천천히 피아노를 치지만 얼마못가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피아노는 제대로 연습해야만 하고 그래야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슈헤이.
카이는 피아노가 재미있어 치는 것인데
왜 지루한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슈헤이와 카이의 대화에서 아지노 선생님의 이름을 들은
슈헤이의 엄마는 예전 사진 기사를 보여주며,
과거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아지노가 카이와 슈헤이가 말하는
아지노 선생님과 동일 인물인지를 확인합니다.
실제로 아지노 선생님은 과거에 엄청난 피아니스트였으나
사고로 손 부상을 당해서 은퇴한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슈헤이의 엄마는 아지노 선생님에게 슈헤이의 레슨을 부탁하러
당장 학교로 찾아갑니다.
그러나 아지노 선생님은 단칼에 레슨 부탁을 거절합니다.
레슨은 단념하고 돌아가려는 순간, 슈헤이는 아지노 선생님에게
숲의 피아노에서 사실 소리가 나고, 그곳에서 카이가 매일 밤 피아노 연주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그날 밤, 슈헤이의 이야기를 듣고 숲의 피아노를 보기 위해
다시 찾아가는 아지노 선생님.
사실 숲의 피아노는 아지노가 피아니스트였던 시절에 쳤던,
그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피아노였습니다.
특별히 건반을 무겁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만큼 소리를 내기가 힘들었던 것입니다.
사고 후 아지노는 피아노를 처분했지만,
마지막으로 그 피아노의 소리를 다시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피아노의 행방을 수소문했던 아지노는
어느 술집에서 피아노를 두다가 숲에 버렸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래서 숲 속으로 들어가 피아노를 찾아냈지만
손의 부상으로 다시 소리를 낼 수 없었던 아지노였습니다.
그런 피아노를 카이가 연주할 수 있다는 소식에
피아노 소리를 듣고 싶어 숲에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숲 속에서는 진짜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고, 그곳에서 카이가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아지노 선생님은 카이에게 다가가
카이의 손이 피아노에게 선택을 받은 손이라고 하며
함께 피아노를 쳐보자고 권유합니다.
그러나 카이는 그 말을 가볍게 여기고 거절해 버리죠.
자신만의 연주
다음날 카이는 슈헤이의 집에 놀러 가서, 슈헤이의 연주를 듣고 감탄합니다.
슈헤이는 카이에게 피아노 콩쿠르 대회에 대해 알려주고 콩쿨에 나가기 위해서
본인이 연습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합니다.
그 연주를 통해 카이는 콩쿨 과제 곡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310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됩니다.
어느 날 학교 음악실에서 혼자 피아노 치는 흉내를 내며 노는 카이를 본 아지노 선생님.
아지노 선생님은 카이가 흥얼거리는 음악이 모차르트의 곡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피아노로 직접 그 곡을 연주해 줍니다.
아지노의 연주를 듣고 깜짝 놀란 카이는 그저 모차르트의 얼굴을 한 번 보러 왔을 뿐이라며
둘러댑니다. 아지노는 음악가의 이름, 얼굴과 함께 그들의 곡들을 들려줍니다.
그중에는 쇼팽의 미뉴에트 왈츠도 있었습니다.
카이는 그날 밤 숲에서 낮에 아지노가 쳤던 곡들을 기억해서 연주합니다.
그런데 다른 작곡가들의 곡은 따라서 연주할 수 있었는데
쇼팽의 미뉴에트 왈츠는 도무지 칠 수 가 없었습니다.
그 이후 5일이나 학교를 결석한 카이.
등굣길에 학교에 나오지 않던 카이의 모습을 보자, 슈헤이는 카이를 뒤쫓아갑니다.
학교에 오자 마자 아지노 선생님을 찾아간 카이는
도무지 쇼팽을 칠 수가 없다고 아지노 선생님에게 피아노를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아지노 선생님은 카이에게 피아노를 알려줄 테니
앞으로 도망가지 말고 꾸준히 시키는 것을 하라는 조건을 겁니다.
슈헤이는 그 모든 광경을 지켜봤고
아지노 선생님이 카이의 레슨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죠.
다음 날 아침, 카이와 다이가쿠가 다시 싸움을 하게 되고
카이가 다이가쿠를 주먹으로 때리려는 순간,
슈헤이가 나서 그 손을 막고 피아노를 칠 손은 보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흥분한 상태의 카이는 슈헤이에게 여자 같은 네 손이나 보호하라며 함부로 말합니다.
슈헤이는 알겠다고 하고 앞으로는 내 일만 신경 쓰겠다고 하며
그대로 그 자리를 떠나버립니다.
방과 후에 아지노는 카이의 레슨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지노는 특정한 연주곡이 아니라 손가락 연습용 곡을 카이에게 가르쳐줍니다.
하지만 카이는 멜로디도 없고 반복적인 연습용 곡을 힘들어합니다.
연습을 하면서 그만큼 레슨이 힘들단 것을 깨달은 카이는
열심히 연습을 하던 슈헤이를 생각하며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다음 날 슈헤이를 찾아가 사과하는 카이,
그러나 슈헤이는 사과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하며 차가운 모습을 보입니다.
방과 후 다시 레슨실에서 연습을 하던 카이는
슈헤이와 화해하지 못한 쓸쓸한 마음을 가지고, 연습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달빛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달빛을 매개로 연습실의 피아노가
숲의 피아노라고 상상하며 다시 열심히 연주를 시작합니다.
이전 과는 뭔가 다른 느낌을 받은 카이는 자기도 모르게 연주에 몰입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지노는 카이의 연주를 잠시 멈추도록 하고
다시 쇼팽의 미뉴에트 왈츠를 연주해 보라고 합니다.
아직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는데 쇼팽을 연주하라는 아지노가 미심쩍었지만 카이는 연주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의심과 달리 미뉴에트 왈츠를 완벽하게 연주해 낼 수 있게 된 카이.
그것은 아지노가 카이에게 손가락의 유연성과 운동능력을 키워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쇼팽의 곡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된 카이는 아지노에게
레슨비 대신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어봅니다.
아지노는 카이에게 피아노 콩쿠르에 나가라고 합니다. 그것 말고는 원하는 것이 없다고 하죠.
카이는 콩쿨에 나가는 것이 영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나가겠다고 승낙합니다.
한편 피아노 콩쿨 대회에 나가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는 슈헤이.
열심히 연습을 하는 가운데도 재미있게 피아노를 치는 카이에 대한 생각을 합니다.
그때 슈헤이의 엄마가 들어오고,
아빠가 이번 콩쿠르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아지노 선생님이 참석해 주길 부탁했지만
거절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 거절의 이유가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가
대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아지노 선생님의 제자는 카이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 슈헤이는
카이가 콩쿠르에 나갈 정도로 진지하게 피아노를 시작했다는 생각에
카이를 직접 찾아가서 만나기로 합니다.
카이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카이의 집에서 먼저 카이의 엄마를 만나게 된 슈헤이.
슈헤이는 카이의 엄마에게 카이가 피아노를 치게 된 과정에 대해서 듣게 됩니다.
힘들고 괴로운 순간마다 숲으로 뛰어가 피아노를 연주했다는 카이.
슈헤이는 카이에게 피아노가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됩니다.
드디어 카이를 다시 만난 슈헤이.
슈헤이는 카이에게 콩쿠르의 의미에 대해서 묻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피아노가 어떤 의미인지도 얘기합니다.
아버지가 피아니스트였던 탓에 자연스럽게 피아노를 치게 된 슈헤이는
피아노를 운명이라고 여기지만, 그것은 늘 뛰어넘어야 하는 적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카이에게 피아노가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기 때문에
서로 진지하게 콩쿠르에 임하고 좋은 승부를 펼치자고 이야기합니다.
슈헤이의 진지한 태도에 카이 역시 콩쿨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합니다.
다음날 진지하게 콩쿨에 임하겠다는 카이의 다짐을 들은 아지노 선생님은
아지노가 피아니스트였던 시절 직접 연주한 모차르트 곡 테이프를 들려줍니다.
카이는 그 연주곡을 열심히 듣고, 반복해서 연습을 합니다.
그러나 카이의 연주를 듣던 아지노 선생님은
갑자기 연주곡 테이프를 돌려 달라고 하고 그것을 망가뜨려버립니다.
놀라는 카이 앞에서 아지노 선생님은
잘 흉내 내는 연주 말고 너만의 모차르트 310번을 연주하라고 말합니다.
자신만의 모차르트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
고민에 빠진 카이 앞에 악보를 돌려달라며 모차르트 귀신이 나타납니다.
그 모차르트 귀신은 한둘이 아닙니다.
카이가 아는 모든 얼굴들이 모차르트가 되어 계속해서 나타나고
카이는 모차르트 귀신들에 시달리게 됩니다.
드디어 다가온 결전의 날.
그러나 여전히 자신만의 연주가 무엇인지 찾아내지 못한 카이는 대기 중에도 계속해서 고민합니다.
먼저 슈헤이의 순서가 다가왔습니다.
카이는 슈헤이가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그를 진심으로 응원해 줍니다.
카이의 응원을 받고 무대에 올라 완벽한 연주를 선보인 슈헤이는
마침내 카이를 상대로 승리했다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찾아온 카이의 차례.
무대 위 피아노 주변에는 카이를 괴롭히던 모차르트 귀신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을 모두 몰아낼 각오로 연주를 시작하는 카이.
그러나 이것 역시 아지노가 말한 자신만의 연주는 아니었습니다.
악보를 돌려달라고 외치는 모차르트 귀신들 때문에 카이는 연주를 멈춥니다.
카이는 자신만의 연주를 위해서 숲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발을 벗어던집니다.
신발을 벗어 던지던 카이는 우연히 개미 한 마리를 발견하고,
"숲으로 가자."라는 나지막한 한 마디를 하며 다시 '자신만의 연주'를 시작합니다.
그런 카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하나둘씩 사라지는 모차르트 귀신들.
각성한 카이의 연주는 듣는 사람 모두를 놀라게 하고 결국 카이는 멋지게 연주를 마칩니다.
그리고 카이는 사람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습니다.
슈헤이는 카이의 연주를 모두 보고 난 뒤 눈물을 터뜨립니다.
슈헤이는 사실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카이를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요.
그 사실을 눈앞에서 확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카이가 무대 해서 했던 엉뚱한 행동 때문인지,
카이는 결국 본선에 진출하지 못합니다. 대신 슈헤이가 일등을 차지하죠.
결과에 관계없이, 아지마는 이 콩쿠르가 카이를 담기에는 오히려 너무 작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번 콩쿠르로 카이의 재능을 확인했으니
아지마는 카이를 데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것이라고 카이의 엄마에게 약속합니다.
콩쿠르에서 우승한 슈헤이는 다시 도쿄로 돌아가게 됩니다.
슈헤이는 마음속으로 카이가 여전히 1등이라고 생각했지만,
카이에게는 다른 어떤 말도 할 수 없습니다.
카이는 콩쿠르에서 우승한 슈헤이를 진심으로 축하했고,
더 나아가 전국 대회에서 1등 할 것이라고 말해주며 헤어집니다.
이제 슈헤이는 다시 도쿄로 떠나면서 카이와 추억을 만들었던 그 숲을 바라봅니다.
숲에서는 카이가 슈헤이를 배웅하듯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가 들려옵니다.
그 연주를 들으며 슈헤이는 다시 슈헤이의 길을 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