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도시 파리
파리를 사랑하는 남자 길은 약혼녀 이네즈,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과 함께 파리 여행을 옵니다.
길은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꽤 잘 나가는 인물이었지만,
소설가를 꿈꾸며 현재는 소설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결혼하고, 소설가로서 성공하면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살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었죠.
그러나 이네즈는 길이 환상에 빠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공한 각본가로서의 길을 제쳐두고 소설가로 노선을 변경한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여기죠.
그래서 이네즈는 만약 길이 소설가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다시 시나리오 작가로서 원래 잘하는 일을 하길 바랍니다.
길은 1920년대 전 세계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던 도시, 파리를 동경하며
이곳에 정착해서 자신도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길 꿈꾸지만
이네즈와 그녀의 친구들은 길이 뜬구름을 잡는다고 생각합니다.
길과 이네즈는 이네즈의 친구 폴,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와 함께 파리 커플투어를 다니는데
특히 폴은 자신의 지식을 떠벌리고 잘난체하기 좋아하는 인물이었습니다.
투어 중 설명해주는 가이드에게도 가이드가 틀리고 자신의 지식이 맞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길이 쓰는 소설 주인공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황금시대의 사고'라고 하며
현재보다 과거가 나았다고 믿는 잘못된 관념을 가진 것이라고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합니다.
그렇게 저녁 와인 파티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춤을 추러 가자는 폴 커플의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빠져나온 길은
무작정 파리의 길을 걷다가 길을 잃게 됩니다.
자포자기하고 계단에 주저앉아있던 길은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
갑자기 파티에 가자며 자신을 차에 태워주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1920년대 파리로 가다
분위기에 휩쓸려 그들을 따라간 곳은 올드 재즈가 나오는 한 파티장이었습니다.
멋이 흘러 넘치는 클래식한 분위기에 눈이 휘둥그레진 길.
그런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거는 한 여성과 서로의 인사를 나누던 길은
그 여성과 그녀의 남편이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 스콧과 그의 아내 젤다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기는 바로 길이 꿈꾸던 1920년 대 파리였습니다.
스콧을 따라 자리를 옮긴 길은 꿈꾸던 파리의 정취에 빠져듭니다.
또 그곳에서 길은 '노인과 바다'의 작가 헤밍웨이를 만나게 되고, 그와 소설에 대한 대화를 나눕니다.
얼떨떨한 길은 헤밍웨이에게 자신의 쓰고 있는 소설을 읽어줄 수 있냐고 부탁하고,
헤밍웨이는 자신 대신 거트루트 스타인을 소개해 준다고 합니다.
거트루트 스타인은 헤밍웨이, 피카소, 마티스를 알아본 거장이었죠.
기쁜 마음으로 술집을 나와 자신의 원고를 가지러 가려던 길은,
헤밍웨이와 약속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다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 헤밍웨이와 함께 있었던 그 술집은 어느새 세탁방으로 바뀐 상태였습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된 것이죠.
길은 이네즈에게 지난밤 일을 들려주지만, 이네즈는 길이 과대망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구 쇼핑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이들 앞에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길은 비를 반기며,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낭만 있게 파리를 걸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는데, 이네즈는 비가 뭐가 좋냐며 우산을 쓰고, 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그날 밤, 원고를 챙긴 길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이네즈를 데리고
어제 그 자동차를 만났던 골목으로 향합니다.
한참을 그곳에서 기다렸지만 오지 않는 차 때문에 이네즈는 지쳐서 돌아가 버리고,
그녀가 떠난 지 얼마 안돼서 다시 한번 자정 종이 울리며 차 한 대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그 차 안에서 길은 헤밍웨이 다시 만나게 됩니다.
헤밍웨이의 소개로 미술 애호가이자 비평가인 거트루트 스타인을 만나러 간 길은
그녀의 집에서는 피카소를 만나게 됩니다.
피카소가 그의 그림을 거트루트 스타인에게 보여주고 있는 중이었고,
피카소의 그림 속 주인공인 아드리아나 역시 그곳에 있었죠.
길은 자신의 소설은 거트루트 스타인에게 보여 주고,
길의 소설 도입부를 들은 아드리아나는 이를 마음에 들어 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마음에 들어 하는 아름다운 아드리아나에게 호기심을 느낀 길은,
과거를 동경한다는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고 그녀와 대화를 이어갑니다.
코코 샤넬과 파리로 와서 이곳에 반해 정착한 아드리아나는 피카소와 사랑에 빠졌다고 하죠.
그날 밤 길은 오늘 만난 아름다운 아드리아나를 생각하며 잠이 듭니다.
다음 날, 파리 시내를 혼자 걷던 길은 낯익은 노랫소리에 이끌려 골목으로 들어가는데
한 골동품 상점에서 나오는 콜 포터의 곡을 듣습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한 여인과도 인사를 나누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도 커플투어를 하며, 모네, 피카소 등의 작품을 감상하는데, 여전히 폴의 일장연설이 계속됩니다.
길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려고 하면, 이네즈는 경청하라고 길의 말을 막습니다.
그러나 거트루트 스타인의 집에서 봤던 피카소의 그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유창하게 설명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그림 속 주인공인 아드리아나가 보고 싶어 다시 1920년대의 파리로 갑니다.
신나게 파티를 즐기고, 파리의 밤거리를 걸으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던 길과 아드리아나는
강 속으로 뛰어들려던 젤다를 발견하고 그것을 막습니다.
자신의 신경 안정제를 젤다에게 건네주던 길은 왜 약이 있냐는 아드리아나의 질문에
이네즈랑 약혼하면서부터 공황발작이 생겼고,
결혼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생각 없이 말합니다.
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아드리아나는 서둘러 떠나버리죠.
아드리아나가 떠나고 남은 술집 안에서 길은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를 만나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달리의 친구이자 거장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과 사진작가 만 레이를 만나는데,
처음 보는 그들에게 자신은 약혼녀가 있지만
새로운 여자에게 마음이 가고 있다는 고민상담을 합니다.
다시 거트루트 스타인을 찾아간 길,
그녀는 길의 소설이 아주 좋다고 칭찬하며 애정 어린 조언을 해줍니다.
스타인의 말을 곱씹으며 사색에 잠긴 길은 파리의 길을 걷다가
콜 포터의 노래가 나오던 그 골동품 상점에 다시 들르게 됩니다.
자신과 같은 취향을 같기엔 어려 보이는 점원이 콜 포터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자
둘은 반가워하며 대화를 나눴죠.
그리고 계속해서 걷던 길은 노점상에서 낯익은 노트 하나를 발견하는데
그것은 바로 과거 아드리아나의 일기장입니다.
이전에 만났던 투어 가이드에게 일기장의 번역을 부탁한 길은
아드리아나가 사실 길에게 마음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선물할 귀걸이를 준비해서 아드리아나를 다시 만나러 갑니다.
황금시대란 언제일까?
아드리아나에게 귀걸이를 선물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길과 아드리아나
앞에 마차 하나가 등장하고, 파티에 가자고 하며 그들을 태웁니다.
마차는 아드리아나와 길을 태우고, 길이 자동차를 타고 1920년 대로 온 것처럼
이번에는 아드리아나가 꿈꾸던 1890년 대 벨 에포크 시대로 이동하게 됩니다.
아드리아나는 자신이 사진에서 보던 황금시대에 도착한 사실을 알고 기뻐합니다.
그곳에서 길과 아드리아나는 비운의 천재화가 툴르즈 로트렉을 만나고,
연이어 고갱과 드가까지 등장하며 꿈같은 만남이 이어집니다.
그들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던 길과 아드리아나,
그런데 이들은 현실은 상상력이 부족하고 공허하다면서
르네상스 시대가 진짜 황금시대라고 말하며 동경합니다.
그들 모두 다시 올 수 없고, 겪어보지 못한 과거를 열망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꿈꾸던 황금시대로 오게 됐으니 1920년대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는 아드리아나,
그녀는 길에게 여기에 머무르자고 합니다.
현재는 보지 못하는 아드리아나를 보며,
길은 자신 역시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대해서 막연한 꿈과 환상을 가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길은 아드리아나가 1920년 대에서 1890년대로 시간여행을 온 것처럼
자신은 더 먼 미래에서 1920년 대를 황금시대로 꿈꾸고 온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아드리나에게 1890년대에 남으면 여기는 곳 현실이 될 것이고,
르네상스 시대를 황금의 시대라고 여기는 이곳의 사람들처럼 너는 곧 지루해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 이 시대에 남기로 한 아드리아나와 이별하고 길은 다시 돌아옵니다.
거트루트 스타인은 길이 자신의 조언을 받아들여 수정한 원고에 대해서 칭찬하며
이대로만 완성하면 멋진 소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헤밍웨이 역시 길의 소설을 읽고 칭찬했지만 단 하나의 지적을 했다고 하죠.
그것은 소설 속 잘난 체 하는 남자와 약혼자가 바람피우는 사실을
주인공 남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소설 속 내용에 자신의 현실을 투영했기 때문에, 그것은 곧 길의 이야기였습니다.
길은 이네스를 만나 사실에 대해 묻고, 이네스는 처음엔 길이 미쳤다고 하며
부정하지만 결국 폴과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실토합니다.
자정이 되어 종소리가 울리지만 길은 과거로 가지 않고
홀로 파리 밤거리를 걷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골동품 가게 여인과 마주치죠.
그녀와 인사를 나누다가 파리로 이사오기로 결심했다고 얘기하는 길.
폴 포터의 새로운 앨범을 구해서 마침 길이 생각났다고 하는 여인에게
함께 커피나 한 잔 마시자고 길이 제안하는 순간 비가 쏟아집니다.
그렇지만 비를 맞는 것을 좋아하는다는 그녀.
그녀는 사실 파리는 비가 올 때, 가장 아름답다고 합니다.
자신이 늘 생각하던 것을 똑같이 말하는 그녀에게 공감하고 기뻐하는 길.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가브리엘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둘은 비 오는 파리의 밤거리를 함께 걸어갑니다.